AI를 도구가 아니라 부사수라고 부른 이유
비기술 직군을 위한 AI 학습 팀을 2024년 봄 시즌(석 달 단위로 여는 모임 기간)부터 열두 반 운영하며 같은 장면을 봤다. 대부분은 필요할 때 AI를 열어 하나 물어보고 닫았다. 마케터, 기획자, HR(인사), 영업. 뉴스는 봤고 한두 번 써봤는데 그게 일이 되지는 않았다. 소수만 일을 시작할 때부터 AI를 옆에 뒀다.
도구라고 부르면 도구처럼 쓴다
몇 시즌 관찰하고 알았다. AI를 도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도구처럼 쓴다. 번역기나 계산기 쓰는 방식이다. 이렇게 쓰면 시간이 조금 절약되고 끝이다.
옆에 둔 소수는 뭘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같이 정리하고, 초안을 받아 고치고, 놓친 게 없는지 물어봤다. 결과물의 질이 확실히 달랐다. 차이는 AI와의 관계 설정에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바꿔봤다. 도구 말고 부사수.
부사수는 나보다 경험이 적다. 우리 회사 사정을 모르고 지난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일을 시킬 때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 결과물을 받으면 검토해야 한다. 틀린 걸 그대로 내보내면 확인 안 한 내 잘못이다. 그래도 부사수는 사정을 알려주면 스스로 결정한다.
이 이름을 쓰기 시작하니 참여자들의 행동이 바뀌었다. 배경을 설명하기 시작했고, 결과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한 번에 완벽한 답을 요구하는 대신 몇 번 주고받기 시작했다.
자기 업무를 뜯어보는 일
팀에서는 자기 일 중에 뭘 AI에게 넘길 수 있는지 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로 굴러가는 걸 만든다. 뉴스를 정리해 리포트로 내는 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 콘텐츠를 만드는 일.
목표는 자기 업무에서 반복되는 구간을 한 번 찾아보는 것이다. 한 번 찾아낸 사람은 그 다음부터 혼자 한다. 참여자의 80퍼센트 이상이 배운 걸 실제로 적용했는데, 각자 자기 업무를 재료로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대 안 했던 결과도 있다. 시즌이 끝나고도 계속 연결돼 있다. 새 도구가 나오면 서로 알려주고 자기가 만든 걸 공유한다. 이 분야는 변화가 빨라서 한 시즌에 배운 게 반년이면 낡는데, 같이 배운 사람들이 남아 있으면 그 낡음을 서로 메워준다.
그래서 이 팀의 성과를 시즌이 끝난 뒤에도 서로 새 도구를 알려주는지로 보게 됐다.
따라 해보기
AI를 쓰고 있다면 다음에 일을 시킬 때 배경부터 세 줄 써보면 된다. 지금 뭘 하는 중이고, 누가 볼 거고, 뭘 피하고 싶은지. 같은 질문이라도 답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