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그걸 다 혼자 하세요. 이 질문을 자주 받는데 매번 답하기가 어렵다. 잘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관리하는 시즌이 열여섯 개다. 그동안 열린 팀이 177개, 슬랙 채널이 458개. 한 시즌에 제일 많았을 때 멤버가 208명, 이벤트가 22회였다. 이걸 기본적으로 한두 명이 한다.

매 시즌 반복되는 일만 적어봐도 팀 기획과 파트너 섭외, 소개 페이지, 주간 레터, 이벤트와 후기, 멤버 온보딩, 슬랙 공지, 브랜드 관리다. 이 목록을 처음 써놓고 본 날의 기분을 기억한다. 다 하고 있었구나가 아니라, 이게 가능한가 싶었다.

매번 같은 데서 무너졌다

솔직히 매 시즌 무너졌다. 다만 무너지는 데가 매번 같았다.

오픈 2~3주 전에 소개 페이지 스무 장을 만들면서. 이벤트가 몰리는 주에 후기가 밀리면서. 마감 직후에 명단을 맞추면서.

같은 데서 계속 무너지는데도 몇 년은 그걸 내 문제로 봤다. 더 부지런하면, 더 일찍 시작하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매 시즌 더 노력했는데 결과는 매번 달랐다. 노력이 아니라 구조라는 걸 인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인정하고 나서야 다른 질문이 나왔다. 이걸 어떻게 다르게 만들지.

그때부터 한 시즌에 하나씩만 골랐다. 전체를 뜯어고치려 하지 않고 이번 시즌에 제일 아팠던 데 하나만. 몇 년 지나니 시스템 비슷한 게 생겼다. 설계한 게 아니라 아픈 데를 고친 흔적이 쌓인 것이다.

1인 운영의 어려움은 일의 양이 아니었다. 양은 어떻게든 된다. 밤에 하고 주말에 한다. 진짜 어려운 건 내가 병목이 된다는 것이고, 내가 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구간을 늘리는 게 자동화의 첫 목적이 됐다. 시간을 아끼는 건 두 번째다.

따라 해보기

혼자 감당이 안 되는 일이 있다면, 이번 달에 제일 아팠던 데 하나만 써보면 된다. 전부 말고 하나만. 다음 달에 또 하나. 그렇게 열두 개면 한 해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