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하나가 발행되기까지
후기가 늦어지는 건 쓰는 단계 때문이 아니었다. 초안은 이벤트 다음 날 나왔다. 멈춘 곳은 사진 이백 장에서 고르는 일과, 다 쓴 원고를 웹사이트 편집기로 옮기는 일이었다.
이벤트가 끝나면 녹취 파일(현장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하나 남는다. 그게 웹사이트에 후기로 올라가기까지 여섯 단계를 거친다. 녹취를 텍스트로 풀고, 초안을 쓰고, 사진을 고르고, 최종 원고를 다듬고, 웹사이트가 알아듣는 형식으로 바꾸고, 올린다.
멈추는 데는 늘 같았다
이 흐름을 몇 년 돌리는 동안 후기는 매번 같은 두 곳에서 멈췄다. 사진을 고르는 데와, 원고를 편집기가 알아듣는 모양으로 옮기는 데.
둘 다 결정할 것이 거의 없는 일이다. 사진은 그날 찍은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고, 형식 변환은 정해진 규칙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 할 일이 많았다.
결정이 필요한 곳과 아닌 곳을 갈랐다
그래서 이 흐름을 하나로 묶으면서 각 단계에 표시를 했다. 사람이 결정해야 하는 단계와, 정해진 대로만 하면 되는 단계.
결정이 필요한 건 둘이다. 무엇을 쓸지 정하는 것과, 최종 원고를 읽고 이 문장을 내보내도 되는지 정하는 것. 발표자가 그날 한 말 중에 공개해도 되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을 가르는 건 그 현장에 있던 사람만 한다.
나머지는 넘겼다. 사진은 촬영 시각과 일정을 맞춰 이벤트별로 먼저 나누고, 글의 대목과 어울리는 후보를 추려서 보여준다. 최종 선택은 내가 하지만 이백 장이 아니라 열 장 중에서 한다.
형식 변환은 통째로 넘겼다. 여기엔 결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후기가 밀리지 않게 됐다
빨라지기도 했지만, 더 크게 달라진 건 이쪽이다. 예전에는 이벤트가 몰리는 주에 후기가 밀리면 그게 다음 주로 넘어가고, 넘어간 후기는 결국 못 썼다. 시간이 지나면 그날의 공기가 기억나지 않아서 쓸 수 없게 된다.
지금은 밀려도 초안이 남아 있다. 초안이 있으면 며칠 뒤에도 이어 쓸 수 있다.
따라 해보기
반복해서 만드는 결과물이 있다면, 그 과정을 단계로 적고 각 단계에 결정이 들어가는지를 표시해 보면 된다. 결정이 없는 단계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