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하나가 발행되기까지
이벤트가 끝나면 녹취 파일이 하나 남는다. 그게 웹사이트에 후기로 올라가기까지 여섯 단계를 거친다.
녹취를 텍스트로 풀고, 초안을 쓰고, 사진을 고르고, 최종 원고를 다듬고, 웹사이트가 알아듣는 형식으로 바꾸고, 올린다.
이 흐름을 몇 년 돌리면서 알게 된 건, 후기가 늦어지는 이유가 매번 같다는 것이었다.
멈추는 데는 늘 같았다
쓰는 데서 멈추는 게 아니었다. 초안까지는 이벤트 다음 날 나왔다.
멈추는 건 그 다음이었다. 사진을 고르는 데와, 다 쓴 원고를 웹사이트 편집기가 알아듣는 모양으로 옮기는 데.
둘 다 판단이 거의 없는 일이다. 사진은 그날 찍은 것 중에서 고르는 것이고, 형식 변환은 정해진 규칙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손이 많이 갔다.
판단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을 갈랐다
그래서 이 흐름을 하나로 묶으면서 각 단계에 표시를 했다.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단계와, 정해진 대로만 하면 되는 단계.
판단이 필요한 건 둘이다. 무엇을 쓸지 정하는 것과, 최종 원고를 읽고 이 문장을 내보내도 되는지 정하는 것. 발표자가 그날 한 말 중에 공개해도 되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을 가르는 건 그 현장에 있던 사람만 한다.
나머지는 넘겼다. 사진은 촬영 시각과 일정을 맞춰 이벤트별로 먼저 나누고, 글의 대목과 어울리는 후보를 추려서 보여준다. 최종 선택은 내가 하지만 이백 장이 아니라 열 장 중에서 한다.
형식 변환은 통째로 넘겼다. 여기엔 판단이 하나도 없다.
파이프라인의 값은 속도가 아니었다
빨라진 건 맞는데, 더 크게 달라진 건 다른 쪽이었다.
후기가 밀리지 않게 됐다. 이벤트가 몰리는 주에 후기가 밀리면 그게 다음 주로 넘어가고, 넘어간 것은 안 써졌다. 시간이 지나면 그날의 공기가 기억나지 않아서 쓸 수 없게 된다.
지금은 밀려도 초안이 남아 있다. 초안이 있으면 며칠 뒤에도 이어 쓸 수 있다. 다시 시작하는 데 드는 힘이 작으면 끊겨도 이어진다.
따라 해보기
반복해서 만드는 결과물이 있다면, 그 과정을 단계로 적고 각 단계에 판단이 들어가는지를 표시해 보면 된다. 판단 없는 단계에서 시간이 가장 많이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