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어떤 모임을 권해야 하나
한 시즌을 마친 멤버가 다음에 뭘 들을지 고른다. 열여덟 개 팀이 있고 설명은 다 그럴듯하다.
추천을 만들었는데 처음엔 쉬운 것부터 했다. 인기 있는 팀을 위에 놓기. 도움이 안 됐다. 인기 팀은 이미 다들 안다. 다음으로 비슷한 주제를 권했다. 마케팅을 들었으면 마케팅을. 이것도 문제가 있었다. 같은 방향으로만 계속 가게 된다.
주제 말고 다른 축을 찾았다
그동안 열었던 팀 137개를 놓고 활동의 성격으로 나눠 보니 선이 하나 보였다.
읽고 듣고 보고 탐색하는 팀이 있다. 책을 읽고 이야기하고, 사례를 보고, 남의 방식을 배운다. 인풋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반대로 쓰고 만들고 정리하는 팀이 있다. 에세이를 쓰고 자기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물을 낸다. 아웃풋이 나오는 시간이다.
137개를 이 축으로 다 나누고 멤버들의 등록 이력을 얹어 봤다. 오래 참여한 분 상당수가 한쪽에 몰려 있었다.
인풋만 계속한 사람은 아는 게 많아진다. 그런데 자기 언어로 정리된 게 없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뭐가 남았는지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아웃풋만 한 사람은 계속 만들어 낸다. 그런데 재료가 떨어진다. 자기 안에 있는 걸 계속 꺼내면 어느 순간 새로울 게 없다.
그래서 직전 시즌이 인풋이었으면 다음은 아웃풋 쪽을 먼저 권하기로 했다.
화면은 그대로 두고 이유만 바꿨다
여기서 한 번 헛발질했다. 축을 발견하고 신나서 멤버가 자기 궤적을 보는 그래프를 만들었다. 보여줬더니 반려됐다.
맞는 판단이었다. 멤버는 자기 학습 궤적을 분석하러 오는 게 아니다. 다음에 뭘 들을지 고르러 온다. 화면에 개념이 하나 늘면 고르는 일이 어려워진다.
화면은 원래대로 두고 추천 순서와 이유 문구에만 녹였다. 지난 시즌에 읽고 나누는 시간을 보내셨으니 이번엔 직접 써 보는 팀을 권합니다, 같은 한 줄로.
작업 중에 하나를 더 발견했다. 대상으로 잡은 멤버 150명이 전부 그 시즌을 이미 듣고 있는데, 페이지는 그들에게 지금 듣는 시즌을 권하고 있었다. 데이터가 틀린 게 아니라 시점이 틀렸다. 무엇을 권할지보다 언제를 기준으로 권할지가 먼저였다.
따라 해보기
추천이나 다음 단계를 제안하는 일이 있으면, 인기순이나 유사도 말고 축을 하나 찾아보면 된다. 그 사람이 직전에 어느 쪽에 있었는지 보고 반대쪽을 먼저 권한다. 그리고 기준 시점이 지금인지 다음인지 꼭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