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 분야가 아니야.” 나는 이 말을 자주 했다. 특히 코드와 디자인 앞에서.

블로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됐다. 그런데 매번 같은 자리에서 멈췄다. 도메인, 호스팅, 테마, SEO. 단어만 봐도 남의 일 같았다. 11년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공지도 쓰고 자료도 만들지만, 웹사이트를 직접 만드는 건 다른 세계라고 여겼다.

지난주에 그걸 한번 해봤다. 잘하려고 한 게 아니다. AI를 옆에 두고 “웹은 처음"이라고 먼저 말한 뒤, 목표를 아주 작게 잡았다. 완벽한 블로그 말고, 글 한 편이 인터넷에 뜨는 것.

첫 결과는 빈 화면이었다

배포를 눌렀는데 사이트가 빈 화면이었다. 주소로 들어가면 404만 떴다. 원인은 작은 설정 파일 하나가 빠진 거였다. 빌드 결과를 그대로 쓰라는 표시가 없어서, 시스템이 내 페이지를 엉뚱하게 다시 만들고 있었다. 디자인도 밋밋했다. 기본 테마 그대로라 남의 블로그 같았다.

여기서 배운 건 기술이 아니었다. “처음입니다"를 먼저 말하고, 틀린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며 “여기가 왜 비어 있냐"고 묻는 방식이었다. 한 번에 고치려 하지 않고 “이것만 고쳐보자"를 몇 번 반복했다. 빈 화면이 채워졌고, 밋밋하던 디자인에 내 색과 글씨체가 들어갔다. 나중엔 글을 쓰고 표시만 바꾸면 알아서 발행되는 흐름까지 붙였다.

지금 이 글도 그 흐름으로 올라간다. 내가 서버에 뭘 올리는 게 아니라, 노트에 쓰고 한 줄을 바꾸면 끝난다.

문은 생각보다 가벼웠다

결과물이 대단하진 않다. 그런데 “웹은 내 분야가 아니야"가 “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한다"로 바뀌었다. 할 수 있는 일 목록이 한 칸 늘었다.

오늘도 멤버들과 같은 걸 했다. “그건 내가 못해"라고 말해온 일을 하나씩 꺼내, AI를 옆에 두고 첫 번째 엉성한 결과까지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영상 편집이든, 데이터 그래프든, 카드뉴스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완성도가 아니라, 못한다고 믿었던 문이 생각보다 가볍게 열린다는 걸 한 번 느끼는 것이다.

이 블로그가 그 증거다. 나도 웹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