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다시 만나게 하는 구조
메모를 오래 썼다. 읽은 것, 들은 것, 생각난 것을 그때그때 적었다. 문제는 다시 안 읽는다는 것이었다. 몇 년치가 쌓였는데 열어보는 건 최근 것뿐이었다.
검색은 아는 것만 찾아준다
처음엔 검색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필요할 때 단어로 찾으면 되니까.
그런데 검색은 내가 뭘 찾는지 알아야 쓸 수 있다. 2년 전에 이 주제로 뭔가 적어둔 것 같다는 감이 있어야 검색어를 넣는다. 감이 없으면 그 글은 없는 것과 같다. 그리고 감이 없다. 잊었으니까 다시 만나야 하는 건데, 잊었으니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찾아가는 대신 관련된 게 미리 모여 있게 했다. 큰 주제별로 내가 쓴 글이 모이는 문서를 두고, 어느 계절에 뭘 쓰고 있었는지 시기별로도 묶었다. 그리고 하나를 더 얹었다. 내 글에 반복해서 나오는 이미지나 표현으로 묶는 축이다. 서로 다른 주제인데 같은 비유를 쓰는 글들이 있다. 이런 건 주제로 묶으면 안 만난다.
최신이면 엉성해도 본다
여기서 하나를 정했다. 이 문서들을 손으로 관리하지 않는다.
손으로 하면 두 달이면 낡는다. 새 글이 추가돼도 목록에 안 들어가고, 그러면 목록을 못 믿게 되고, 안 보게 된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전부 다시 만들어지게 했다. 글을 쓰면 다음 주엔 알아서 들어가 있다.
이게 결정적이었다. 이런 도구는 정확성보다 최신성이다. 조금 엉성해도 최신이면 보고, 완벽해도 낡았으면 안 본다.
만들고 나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 있다. 한 주제 문서를 열었는데 3년에 걸쳐 쓴 글 일곱 편이 한 화면에 다 들어왔다. 각각 쓸 때는 별개의 생각이었는데 모아 보니 하나의 질문을 계속 다르게 묻고 있었다. 그리고 첫 글과 마지막 글의 답이 달랐다. 3년 사이에 내 생각이 바뀐 것이다. 나는 그걸 몰랐다.
이게 진짜 이유가 됐다. 메모를 다시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기 위해서.
따라 해보기
메모가 쌓여만 있다면, 관심 있는 주제 하나를 정해서 그 주제로 쓴 글을 다 모아 한 문서에 링크로 걸어보면 된다. 한 번만 해보면 왜 이게 필요한지 바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