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가 파트너가 되는 구조
학습 커뮤니티를 한다고 하면 먼저 묻는 게 있다. 연사를 어떻게 섭외하느냐는 것이다.
좋은 질문이고 답도 있다. 섭외에는 요령이 있고 네트워크가 있고 예산이 있다. 그런데 이 질문에 오래 답하다 보니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과 조금 어긋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연사를 데려오는 것보다 파트너를 키우는 쪽에 가깝다.
앞에 선 사람들이 원래 어디 있었나
지금 팀을 이끄는 파트너들의 이력을 거슬러 가보면 상당수가 멤버로 시작했다.
몇 시즌 동안 다른 팀에 참여하던 분이다. 토론에서 좋은 질문을 하고, 회고를 성실하게 쓰고, 다른 멤버 이야기에 반응한다. 그러다 자기 주제로 한 회차를 맡아본다. 잘되면 다음 시즌에 팀 하나를 맡는다.
이 경로가 우연히 생긴 게 아니다. 우리 팀 활동은 파트너가 강의하는 형태가 아니라 멤버가 돌아가며 진행하는 형태다. 토론을 멤버가 직접 이끌 수 있게 따로 안내한다. 모든 멤버가 매 시즌 진행 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고, 그러다 보면 잘하는 사람이 보인다.
밖에서 오면 그날로 끝난다
유명한 분을 모시면 그 회차는 잘된다. 사람이 많이 오고 반응도 좋다. 그런데 그 다음이 없다. 그분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우리에겐 그날의 기억만 있다.
안에서 자란 파트너는 다르다. 이 커뮤니티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고, 멤버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우리가 어떤 대화를 좋아하는지 안다. 설명이 필요 없다.
그리고 그분이 앞에 서 있는 걸 보는 다른 멤버들에게 이건 말이 된다. 2년 전에 나랑 같은 줄에 앉아 있던 사람이 지금 팀을 이끈다는 사실. 어떤 홍보 문구보다 세다.
다만 방치해도 되는 일은 아니다. 멤버가 진행을 연습할 기회가 있어야 하고, 잘하는 사람이 눈에 띄어야 한다. 회고와 후기 같은 기록이 없으면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몇 시즌 뒤엔 아무도 모른다.
무엇보다 운영자가 앞에 서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 한다. 오래 하면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그때 내가 앞에 서기 시작하면 자리가 하나 없어진다.
따라 해보기
팀이나 모임을 운영한다면, 지금 앞에 서는 사람 말고 다음에 설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을 써보면 된다. 안 떠오르면 아직 그런 기회를 안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