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를 하나씩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개수를 모르게 된다. 세봤더니 정기적으로 도는 작업이 쉰 개가 넘었다.

각각은 만들 때 잘 돌아가는 걸 확인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제 그게 돌았는지 나는 모른다.

안 돌아도 티가 안 난다

자동화가 실패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오류를 내면서 죽거나, 그냥 안 도는 것.

앞은 그나마 낫다. 오류 기록이 남는다. 뒤가 문제다. 예약이 안 걸렸거나 컴퓨터가 절전이었거나 앞 단계가 안 끝나서 시작을 안 했거나. 아무 기록도 안 남는다. 로그를 열어봐도 어제 항목이 없을 뿐이다.

그리고 없는 걸 알아채기는 어렵다. 매일 아침 오던 알림이 안 왔다는 걸 사람은 잘 못 느낀다. 오면 보고 안 오면 그냥 조용한 하루다.

실제로 그랬다. 모임 전에 도착 확인 댓글이 올라가야 하는데 안 올라갔다. 노트북이 절전이었고 지나간 예약은 깨어나도 다시 안 돈다. 나는 모임 당일에 스레드를 열어보고서야 알았다.

실패 대신 성공을 보고하게 했다

작업마다 감시 항목을 하나씩 둔다. 시작할 때 시작했다고 알리고 끝나면 끝났다고 알린다. 예상 시각까지 신호가 안 오면 나에게 알림이 온다.

침묵 자체를 사건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안 돈 작업은 아무 소리도 안 내는데, 감시하는 쪽에서 와야 할 게 안 왔다를 사건으로 잡는다.

여기에 하나를 더했다. 감시를 붙이는 걸 손으로 하지 않는다. 사람은 잊는다. 특히 급하게 만든 자동화에 감시를 붙이는 일은 항상 나중으로 밀린다. 그래서 실행하는 껍데기를 하나 만들고 모든 작업이 그걸 통해 돌게 했다. 껍데기가 신호를 알아서 보낸다.

운영자가 규율을 지켜서 유지되는 구조는 결국 무너진다. 규율은 바쁠 때 제일 먼저 없어지고, 자동화를 급하게 만드는 때가 바로 바쁠 때다.

개수가 늘면 새 일이 생긴다

하나 만들면 일이 준다. 열 개 만들면 많이 준다. 쉰 개를 만들면 새로운 일이 생긴다. 이것들이 잘 돌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개수가 늘면 자연히 따라오는 일이다. 이걸 안 하면 자동화가 늘수록 운영이 불안해진다. 뭐가 돌고 있는지 모르고, 안 돌아도 모르고, 문제가 생기면 어디부터 볼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따라 해보기

돌고 있는 자동 작업을 종이에 다 써보면 된다. 그리고 각각 옆에 이게 안 돌면 내가 어떻게 아는지를 쓴다. 빈칸으로 남는 줄이 다음에 손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