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등록자 수만 보면 오판한다
시즌이 끝나면 팀별 성적표를 본다. 기준은 오랫동안 하나였다. 등록자 수. 많이 온 팀이 잘된 팀이고 적게 온 팀은 다음 시즌에 다시 볼 팀이다. 쉽고 분명했다.
한 시즌을 정리하면서 등록자를 신규와 기존으로 나눠 봤다. 특별한 이유가 있던 건 아니고 신규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서였다.
성적표 맨 위가 신규 0.5퍼센트였다
그 시즌 최다 등록 팀이 있었다. 성적표 맨 위에 있던 팀이다. 그런데 거기 온 사람 중 신규는 0.5퍼센트였다. 사실상 전부 기존 멤버였다.
반대로 등록자가 부진해서 다음 시즌에 뺄까 고민하던 팀이 있었다. 거기 온 사람의 57퍼센트가 처음 오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신규를 데려오는 창구가 그 팀이었다. 하나의 숫자만 봤으면 잘라낼 뻔했다.
이걸 보고 팀을 두 종류로 나눠서 보기 시작했다. 처음 오는 사람이 문을 두드리는 팀이 있다. 주제가 대중적이거나 문턱이 낮다. 등록자 수는 대단하지 않을 수 있다. 이 팀의 일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다. 반대로 이미 몇 시즌을 보낸 사람이 다음 단계로 가는 팀이 있다. 깊이 있고 전제 지식을 요구한다. 등록자 수는 많다. 이 팀의 일은 사람을 붙잡는 것이다.
둘은 하는 일이 다르니 같은 잣대로 재면 안 된다.
라인업에 균형을 넣었다
다음 시즌을 짤 때 이 구분을 넣는다. 팀 목록을 놓고 데려오는 쪽과 붙잡는 쪽이 몇 개씩인지 센다.
한쪽으로 기울면 조정한다. 붙잡는 팀만 많으면 그 시즌은 신규가 거의 안 들어온다. 당장은 등록자 수가 좋아 보이는데 두세 시즌 뒤에 신규 없이 기존 멤버만 줄어드는 구간이 온다. 데려오는 팀만 많으면 반대로 오래 있던 멤버가 갈 데가 없다.
이 균형은 매번 의식적으로 맞춰야 한다. 저절로 안 맞는다. 성적 좋은 팀을 남기고 나쁜 팀을 빼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자동으로 붙잡는 팀만 남기 때문이다.
이 일에서 남은 생각은 커뮤니티 밖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하나의 숫자로 평가하면 조직은 그 숫자를 잘 만드는 쪽으로 움직인다. 아무도 잘못한 게 없는데 몇 시즌 뒤에 닫힌 모임이 된다. 지표가 틀린 게 아니라 지표가 하나인 게 틀렸다.
따라 해보기
성과를 하나의 숫자로 보고 있다면, 그 숫자를 두 갈래로 쪼개 보면 된다. 신규와 기존, 처음과 재구매, 안과 밖. 쪼개는 순간 맨 위와 맨 아래가 뒤집히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