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명에서 시작한 팀은 반드시 미달했다
새 팀을 기획할 때 우리가 고민하는 건 대체로 주제다. 이 주제가 지금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인가, 파트너가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한 시즌을 정리하면서 팀들을 재등록 멤버 비율로 줄 세워 봤다. 기존 멤버가 몇 퍼센트인가로.
콘텐츠가 아니라 시드였다
재등록 비율이 80퍼센트를 넘는 팀들이 있었다. 평균 등록 9.7명. 전원 성공이다. 50에서 79퍼센트 구간도 평균 9.3명으로 대부분 성공했다.
재등록 비율이 0퍼센트인 팀들, 그러니까 기존 멤버가 한 명도 없이 신규만으로 채워야 했던 팀들은 평균 등록이 2.0명이었다. 예외 없이 전원 미달이다.
한 팀은 상세 페이지를 275명이 봤는데 등록이 0명이었다. 275명이 관심을 갖고 들어와서 다 읽고 나갔다. 주제가 안 좋았으면 275명이 안 들어왔을 것이다.
아무도 안 가니까 나도 안 간다. 그것뿐이었다.
시드 두세 명을 먼저 구한다
그래서 새 팀을 여는 절차를 바꿨다. 상세 페이지를 만들기 전에 기존 멤버 두세 명에게 먼저 물어본다. 이런 팀을 열려고 하는데 오실 생각이 있는지.
두세 명이 확보되면 연다. 안 되면 그 기획은 다음 시즌으로 미루거나 접는다. 아무리 좋아 보여도.
처음엔 이게 소극적으로 느껴졌다. 좋은 기획이면 밀어붙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0명에서 시작한 팀에 신규 멤버 두 명이 들어와서 세 명이 여섯 번 모이는 시즌을 보내는 게 어떤 경험인지 생각해 보면, 그 팀을 안 여는 게 그분들에게도 낫다.
빈 방에 먼저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이건 콘텐츠로 못 이긴다.
따라 해보기
새로 뭔가를 열 계획이 있다면, 만들기 전에 확실히 올 사람 두세 명의 이름을 써보면 된다. 이름이 안 나오면 아직 열 때가 아니다.